"1000원도 안 되는 '동전주' 36곳, 상장폐지 시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1000원도 안 되는 '동전주' 36곳, 상장폐지 시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주가 1000원짜리 지폐 한 장도 안 되는 주식, 이른바 '동전주'. 대수롭지 않게 보고 넘기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거래소가 8월 12일,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36곳을 한꺼번에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진짜 퇴출'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시키겠다는 취지로 상장폐지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두 가지다.
- 시가총액 기준 강화: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 지정
- 주가 기준 신설: 종가 1000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돼도 관리종목 지정 (이른바 '동전주 요건')
개정된 상장규정은 지난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이번 8월 12일 지정은 그 첫 결과물이다. 신규 지정 30곳에 기존 관리종목에 사유가 추가된 6곳을 더해 총 36곳이 명단에 올랐다.
어디가 걸렸나
시장별로 보면 중소형 부실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코스닥에서 27곳, 코스피에서 9곳이 각각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됐다.
지정 사유를 뜯어보면,
- 동전주 요건만으로 지정된 곳: 24곳 (코스피 3곳, 코스닥 21곳)
- 시가총액 미달로만 지정된 곳: 9곳 (코스피 5곳, 코스닥 4곳)
- 두 요건 모두 해당된 곳: 3곳 — 코스피 온타이드, 코스닥 형지글로벌·E8
코스피에서는 대영포장, 형지엘리트, 일신석재, SUN&L, 한국전자홀딩스, 태원물산, 대원화성, 남성, 온타이드 등이, 코스닥에서는 우리엔터프라이즈, 티케이지애강, CMG제약, 샤페론, 좋은사람들, 제이엠아이, 형지글로벌, E8, 뉴인텍, 노을, 에스에너지, 랩지노믹스, 옴니시스템, SDN, 이노인스트루먼트, 에이비온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90거래일 카운트다운'이 진짜 무섭다
관리종목 지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정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이상 기준(주가 1000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요건 충족)을 회복하지 못하면 그대로 상장폐지 수순으로 넘어간다. 유상증자, 자사주 매입, 액면병합, 인수·합병 같은 자구책이 뒤따르는 이유다. 다만 이런 대응이 근본적인 실적 개선 없이는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 '다산다사' 구조로의 전환
당국과 거래소가 내세우는 명분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다. 최근 20년간 코스닥에서 1,353개사가 새로 상장하고 415개사만 퇴출되는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가 이어지는 동안, 시가총액은 8.6배 뛰었지만 지수는 겨우 1.6배 오르는 데 그쳤다는 문제의식이다. 부실기업이 걸러지지 않고 계속 남아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번 조치로 올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대상이 될 기업이 약 50곳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금융당국은 앞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간 최대 150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천스닥'은 정말 올까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부실주가 대거 정리되면 코스닥 지수가 재평가받는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선 회복)' 시나리오를 기대하기도 한다. 실제로 내년부터는 시가총액 하한선이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한층 더 높아질 예정이어서, 관리종목·상장폐지 위험군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 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올해 7월 평균 시가총액 기준으로 봤을 때 이미 전체 상장사의 18.6%에 달하는 479곳이 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구조조정에 따른 지수 재평가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고, 그 사이 개별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은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이다.
내 종목이 대상인지 확인하려면
관리종목 지정 여부는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이나 각 증권사 HTS·MTS의 종목 상세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유 종목이 최근 30거래일 연속으로 주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 원·코스닥 200억 원에 근접해 있다면 다음 지정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을 미리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본 글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